믿음의 글과 자료

믿음의 글/자료 게시판은 이 시대의 역사적 상황 속에서 현대 기독교와 교회의 모습, 창조주 하나님과 그 분의 이름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게시판입니다. 특히 나사렛 예수가 어떻게 하나님으로 우리의 주가 되시는지 그 표적인 부활의 역사적 증거 자료와 함께 흔들릴 수 없는 부활신앙에 서도록 격려하고 북돋우는 도움의 글들을 올리고 있습니다. 교우들의 많은 은혜가 있기를 기도합니다.

Title6월의 크리스마스2004-06-13 17:5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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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대학을 함께 다닌 친구의 부음을 들었습니다. 작년말부터 뇌종양을 앓았던 친구입니다. 과 학생들이 많아서 같은 성씨이거나 대학원이나 같이 다녀야 좀 마음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에서 공교롭게도 그 두 가지 조건이 다 맞는 친구였는데도 잘 친해질 수가 없었던 아이였습니다. 사실 사연이 있기는 합니다. 대학교 1학년때부터 붙어다녔던 지금의 애 아빠가 그 아이를 가장 친한 고등학교 친구에게 소개해 주었었습니다. 둘이 상당히 오랫동안 사귀었습니다. 대학4년을 졸업하고 대학원에 다닐 때만 해도 둘이 함께 있었고 저희가 사귄 지 7년만에 약혼을 했을 때에도 둘은 함께 있었습니다. 말은 안 해도 언젠가 우리처럼 결혼을 하고 아이들 낳아 잘 살겠지라고 막연히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그 남자의 옆에 그 아이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고 어떻게 된 거냐고 물으면 그냥 안 만나기로 했다며 제 남편 친구가 괴롭게 응수하곤 했었습니다. 사람이 만나다가 헤어지기도 하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슬쩍 들으니 여자애 가족때문에 헤어진 거라고 하기도 해서 그렇게 오래 사귀고도 조건 때문에 헤어진 거라면 잊으라며 남자애를 위로했습니다. 그래도 그 남자는 오랫동안 잊지 못해 하더니 어느날 갑자기 결혼을 할 거라며 지금의 부인과 결혼을 해 버렸습니다. 우리 부부는 그 남자가 안쓰러워서 여자애와 자연히 소원해졌습니다. 대학원을 함께 다닐 때에도 그냥 대학원 동기 그 이상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다 저희는 이곳에 왔습니다. 올 초 언젠가 일요일 아침에 그 남자애가 전화를 했습니다. 술이 많이 취한 상태였는데 새벽 4시가 넘은 시간에 그 여자애 집 앞이라고 너무 보고 싶어서 왔는데 볼 수가 없다고 우리에게 무슨 소식 들은 것이 없냐고 투정하듯이 물었습니다. 그 전화를 끊고 마음이 참 무거웠습니다. 제가 남편에게 소개시켜 준 사람 잘못이니 저 영혼 책임져야 한다고 기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여자애가 뇌종양이라는 소식을 들은 것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습니다. 그 소식 듣던 날도 마음이 하루 종일 아팠습니다. 사람 사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냐 참 영화에서처럼 얼마나 꼬이는 인생이냐 그런 생각을 하고 잠깐 기도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만이었습니다. 많은 것이 너무나 후회스럽습니다. 재작년에 후배 하나가 유학오며 그 언니가 주라고 했다고 달력도 보냈었는데 메일로 고맙다는 인사도 한 번 할 생각을 못했었습니다. 남자애와의 관계도 그 아이 편에서도 할 말이 있었을지 모르는데 한 번 물어볼 생각을 못했었습니다. 아프다는 소식 듣고도 직접 전화해서 안부 한 번 물어볼 생각을 못했었습니다. 무엇보다 이렇게 가기 전에 하나님 만나게 해 줄 것을 성심으로 기도드리지 못한 것이 가장 후회가 됩니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를 보면서 많이 울었었습니다. 옛날에는 인생의 쓸쓸함이 사람과의 관계가 아니고서는 채워질 수 없는데 궁극적으로 사람 안에서 또 우리는 얼마나 외로운지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렸었습니다. 그 해답이 주님인 것을 발견하고 한석규가 연기한 역할에게 그 이야기를 해 줄 수 없어서 불쌍해서 울었었습니다. 지금 제 친구의 영혼이 가련해서 눈물이 쏟아집니다. 살아있을 때에 주님을 모르고 얼마나 외롭고 두려웠을까 생각하니 가슴이 터질 것 같습니다. 제가 주님을 알면서도 입을 열어 전하지 않은 죄 때문에 애통함으로 손가락이 떨립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직 남은 한 영혼이 살아있음이 위안이 됩니다. 오늘부터 매일 그를 위해 기도하려고 합니다. 더 이상 죄짓지 않기로 굳게 마음을 먹습니다. 죽은 제 친구를 위해서도 기도하고 싶은데 주님을 만나지 않고 세상을 떠난 영혼을 위해서는 어떤 기도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주위에 그런 사람들 너무도 많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