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게 내가 배운 묵상을 가르쳐보겠다고 목사님께 말씀드렸더니, 목사님은 기도해보라고 하시며 이런 말씀을 주셨다. “하나님은 그 가정의 리더를 통해 역사하신다. 그리고 가정의 리더는 남편이다.”라고. 그리고 나는 이 말씀에 동의하지 않으며 내뜻대로 이말씀을 성취하려 한동안 헛고생, 맘고생을 해야 했다.
학교에서 남편이 돌아오면 우리의 대화는 이런식이다. “ 오늘 기도했어?” “ 아니”. “ 말씀도 안읽었겠네?” 묵묵무답… “ 잘 한다.“ 그래놓고 어떻게 내 소망을 성취해주겠다는 거야?” 등등…. 그 뒤의 집안 분위기가 화기 애애할 리가 없지. 나는 사사건건 잔소리를 했고, 남편은 묵묵무답으로 버티기. 그런 우리 사이에 정말 누가 집안의 리더인지는 현동이를 통해 명명백백하게 들어났다. “ 엄마, 아빠가 양말 또 빨래통에 넣지 않았어, 나는 넣었는데.’ “ 아빠가 또 기도안하고 밥먹는다? ”등등 내게 아빠의 실수들을 고자질 하며 자신의 입지를 나의 똘만이로 굳히는 현동이.
구원을 받고 이렇게 지독한 시련을 겪고서도 말씀대로 살기에 기를 쓰지 않는 남편의 모습만을 바라보고 있던 나는 나의 좌지우지 하는 모습,그렇게 주님의 말씀을 좆지 않고 있는 나의 모습을 보지 못했고 계속해서 실망의 실망만 하면서 지내게 되었다. 도데채 하나님은 이런 남편을 통해 어떻게 역사하신다는거야?라는 불신. 그럼 나는 뭔가? 텍사스에서 나를 그렇게 격려하시며 그리스도 좆기를 쉬지 않게 하신 주님이 이제와서 왠 딴소리. 그럼 내가 영적으로 성숙하건 말건 남편이 성숙하지 않는한 우리 가정을 온전하게 사용하지 않으시겟다는 말씀이신지… 나를 고작 남편에게 돌아가게 하시려 그렇게 격려하시고 쉬지 않고 찔림을 주시며 나를 바꾸지 않고는 못베기가 하신 건가? 라는 불만들…
그리고 드디어 올것이 왔다. 남편이 드디어 참지 못하고 화를 낸 것이다. 기죽어 못살겠다며 희망이 없다고 고개를 숙인 남편. 그렇게 내뱉어버리고 남편은 집을 나가버렸다. 남편이 이 기회를 통해 다시 옛습성들을 드러낼까바, 사탄이 이 기회를 이용하게 될까바 갑자기 가슴이 철렁했다. 부끄러움과 두려움으로 결국 무릅을 꿇었다.‘주님, 나좀 어떻게 해 주세요. 지금 남편이 다시 들어오게 되면 제가 사과하고 주님 말씀대로 남편을 집안의 육적, 영적리더로서 존중할께요’라고. 그런데 기도가 채 끝나기도 전에 남편이 웃으며 들어오면서 내게 먼저 사과를 하는 것이 아닌가? 더 나쁘게 행동할 것인가? 아님 돌이킬 것인가? 고민이 시작되는 순간 그냥 기도해버렸다고. 그랬더니 마음이 편안해지고 내가 무슨 소리를 지껄이든 주님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부끄럽지 않게 해야겠다는 마음을 주셔서 이렇게 들어왔다고 하면서…
누가 더 성숙한가는 더이상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냥 지금의 남편의 모습을 나의 모습으로 삼고 싶은 생각밖에…..
그날밤 나의 기도는 ‘남편을 신뢰할 수 있게 바꾸어 달라-즉 남편이 바뀌어야 신뢰할 수 있다.’에서 ‘남편을 주님땜에 신뢰합니다-즉 남편이 어떻게 하든 나는 그를 주님이 주신 리더로 신뢰합니다.’라는 결심으로 바뀌게 되었고, 메디슨에 와서 오랫만에 깊은 평화속에 잘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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