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글과 자료

믿음의 글/자료 게시판은 이 시대의 역사적 상황 속에서 현대 기독교와 교회의 모습, 창조주 하나님과 그 분의 이름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게시판입니다. 특히 나사렛 예수가 어떻게 하나님으로 우리의 주가 되시는지 그 표적인 부활의 역사적 증거 자료와 함께 흔들릴 수 없는 부활신앙에 서도록 격려하고 북돋우는 도움의 글들을 올리고 있습니다. 교우들의 많은 은혜가 있기를 기도합니다.

Title인도네시아에서 온 편지2007-12-27 00:4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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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기 전에....경고!: 좀 많이 깁니다. 인내심을 가지고 읽으시길...^^


 몇달전, 동생에게 받았던 편지를 목장 식구들과 나누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목자님께서 편지를 예짜 나눔터에 올려서 함께 나누었으면 좋겠다고 하셨었는데, 괜시리 집안 얘기하는 것 같아 주저주저 하다가 까먹었는데......목사님 한마디에 바로 올리게 되는군여.^^

 

 저는 딸만 셋있는 집에 장녀로 자랐습니다. 그 때만 해도 남아 선호사상이 강했던 때라 많은 사람들이 불쌍하게 보기도 하고, 무시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주변의 시선에는 아랑곳없이, 아니 어쩌면 그래서 더 부모님께서는 애절한 기도로 저희를 기르셨던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 어머니는 저희들에게 첫째는 XX가 되고 둘째는 XX를 하고 셋째는 선교사가 되서 모두가 각자의 영역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라고 말씀하시곤 했습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위에 두놈들은 막내가 구차하게 다른 사람들에게 구걸하면서 선교활동하지 않도록, 물직적으로 도와서 함께 하나님 사역에 동참하라고 말씀하셨었죠. 전 그것이 어머니의 자식들을 향한 야심찬 포부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약속이였음을 최근에서야 알았습니다.

 

 암튼, 3년전 다시 어머니와 막내에게 하나님께서는 사역에 대해서 말씀하시기 시작했고, 그 얼마 후 막내는 인도네시아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2년으로 얘기하고 갔던 것이 1년 더 연장됬고, 이제는 돌아오겠거니 하고 있을 때에....또 다시 사건이 터져버렸습니다.

 막내가 1년 더 연장하겠다고 한 거죠. 이제는 현지인 사역을 해야할 것 같다구여. 말이 1년이지 그것도 모르는 거지요. 사실 거기까지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최근, 하나님께선 또 다시 기도를 시키셨고, 부모님들도 어느 정도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으니까요. 근데, 문제는 현지인이 나환자들이라는 것이였습니다. 집에서는 난리가 났죠. 혼기가 다 찬 딸이 결혼도 안하고, 먼 외국 땅의 나환자촌에 들어가 일한다는 것이 기가 찰 노릇이였죠. 이미 하나님께서 그 정도로 마음의 준비를 시키셨는데도 말이죠.

 사실, 저도 무척 화를 냈었습니다. 전 부모님과 다른 이유였져. 부모님 두분만 살고 계시는데, 돌아가서 부모님을 모시지 않고 자기 욕심만 채우는 이기적인 결정이라는 것이 저의 생각이였습니다. 저는 여기 나와 있으면서 말이져.


암튼, 아래의 편지는 집에서 한바탕 난리가 나고, 매우 혼란스러워하는 가족에게 막내가 보낸 편지입니다.

여기까지도 길었는데, 편지는 더 길군여. 가족들에게 보낸 편지라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그냥 Copy &paste 해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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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가족들에게


날마다 사고뭉치인 윤재입니다.

다시한번 가족들에게 근심을 드려 죄송합니다.

또한 저를 말씀으로 양육시켜 주시고, 좋은 믿음의 본이 되어 주시며, 지금까지 저의 든든한 기도의 후원자가 되어 주신 부모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일단 먼저 결정한 부분에 있어서 먼저 말씀드리면 올해까지 한인 유치원에서 근무하고 내년 일 년 동안은 현지 어린이 사역을 돕기로 했습니다. 나환자촌에 있는 유치원에서 현지교사들에게 교육시키고, 어린이 사역을 도우며, 한국의 기아대책 선교단체에서 후원하는 300명의 빈민자녀들 장학금을 연결하며 관리하는 일들을 할 것 같습니다.(아직 정확한 것은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저를 향한 부모님의 마음을 제가 어찌 다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근심어린 충고와 염려들이 저를 향한 부모님의 사랑이겠죠.


저도 결코 결정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입술이 부르트도록 밤잠 설치며 고민하고 고민하며 주님의 뜻을 구했습니다.

저인들 왜 염려가 안 되겠습니까? 먹고 살 걱정들이 당장 눈앞에 닥치는데요.

저인들 왜 결혼하고 싶지 않겠습니까? 저도 보란 듯이 잘 사며 멋진 모습 모여주고 싶지요.

저인들 왜 안 돌아가고 싶겠습니까? 지난 외로운 3년의 시간을 보내며 가족의 품이 사무치도록 그리워 당장에 돌아가고 싶지요. 좀 더 편안한 곳에서 적당히 돈도 벌며 안락하게 살고 싶지요.

저인들 왜 안 두렵겠습니까? 그게 다 믿음이 아니라며 말하는 사람들의 시선과 비난을 받을지도 모르는데요. 저도 대책없이 사는 삶 굉장히 싫어하며 그런 사람들 비난했었는데요.


다른 사람의 말 때문에 제가 분별력을 잃고 선뜻 결정했다고 오해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저 그렇게 귀 얇은 사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와 같이 일 해본 사람은 제가 얼마나 은근한 고집쟁이인지 다 아니까요.

처음 이 사역에 제안을 받았을 때 저도 놀랐고 도망가고 싶었습니다. 혹시 내가 지금 무엇엔가 홀리고 있는 건 아닌지 정신 차려 보려고도 애썼습니다.

지금까지 하나님을 믿어왔다고 생각했는데 그 믿음이 송두리 체 흔들리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토록 믿어왔다고 생각했는데, 그 믿음 때문에 많은 것을 포기했다고 생각했는데 도대체 믿음이 뭔지? 왜 하필이면 저입니까? 왜 하필이면 결혼도 하지 않은 이때입니까?

그 부르심 앞에 떨고만 있는 저의 모습이 얼마나 초라하던지요.


시간을 두고 고민하고, 묵상하는 가운데 어린 시절부터 느꼈던 감정들이 막 떠오르게 하시더군요. 아주 아주 어린 시절 아프리카의 한 선교사의 위인 전기를 읽으며 그 사진이 가슴 깊이 각인되도록 진한 감동을 느꼈던 그 마음, 대학시절 수련회 때 저를 부르시는 듯한 그 느낌에 뭔가가 너무 두려워 하나님 앞에 펑펑 울었던 일, 유아교육이라는 길에 남 모를 열등감을 느끼며 도망하고 싶어 할 그 때 갑자기 어느 한 순간 유아교육이 너무 너무 즐겁고 감사함으로 바뀌게 하셨던 하나님, 그래서 이 길을 통해 하나님의 일을 돕는 자가 되겠노라 기도했던 그 자리들........ 이 그림들이 퍼즐처럼 맞춰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 때 주셨던 말씀입니다.

“여러분은 이 세상을 본받지 마십시오.

 마음을 새롭게 하여 변화를 받으십시오.

분별 하십시오- 하나님의 선하신 뜻이 무엇인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뜻

 무엇인지, 하나님의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롬 12:2)”

 이 세상의 가치관, 문화들... 아직 이 젊은 피가 이 세상의 가치관들 문화들을 따르지 않기란 너무 너무 힘이 듭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이 세상을 본받지 말라고, 이세상이 추구하는 것을 버리라고.

또 이 사역이 하나님의 좋으신 뜻인지, 이 사역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인지, 이 사역이 하나님의 온전하신 뜻인지 생각했습니다.


“위엣 것을 생각하고 땅엣 것을 생각하지 말라(골 3: 2)”

이 말씀은 제가 어린 시절 가정예배 때 엄마가 하셨던 말씀이었습니다. 우리가 지금은 어렵게 사는 것 같지만, 남들 보면 어리석게 사는 것 같지만 우리는 하나님을 생각하고 그 나라를 기억하자라고 말씀하셨던 것 같습니다. 다 이해할 수 는 없었지만 항상 제 뇌리에 남아있었습니다.

그래도 생계에 대한 부분이 염려가 되었습니다.


“염려하여 이르기를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하지 말라

 이는 다 이방인들이 구하는 것이라 너희 아버지께서는 이 모든 것이 너희에

 게 필요한 줄을 아신다. 너희는 먼저 아버지의 나라와 아버지의 의를 구하

 여라 그러면 이 모든 것들이 너희에게 더해주실 것이다.(마 6: 31-33)”

하늘 아버지께서 저의 아버지 되신다면 아버지를 위해 일하겠다는 자녀 책임지시겠지요. 또한 물질적인 부분에 있어서 이미 부모님께서 본을 보여주셨습니다. 그 어렵던 시절 우리들 장학적금을 깨서 하나님께 드리셨던 그 모습. 사실 그 때는 아까운 마음이 있었지만 그 이후, 우리가 다 대학을 마치기까지의 과정을 보며 저에게 있어 귀한 신앙의 유산이 되었습니다.

사실 한국에 있는 저의 통장이 마음에 많이 걸렸습니다. 몇 푼 안 되는 돈이지만 때때로 그 돈이 저에게 큰 안정감을 주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보다 통장을 더 믿는 것 같아 너무 두려웠습니다. 그 때 마침 찬숙언니로부터 돈을 빌려달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되었든 그 말을 들을 때 기도 응답이라고 생각했고 맘대로 하라고 말할 수 있었으며 그렇게 물질에 대해 맘을 비우자 비로소 자유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물론 결과가 어떻게 되었든 물질에 대한 믿음의 시험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장소가 나환자촌에 대해서만큼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왜 하필이면 저입니까? 왜 하필이면 그런 장소입니까?”

그 생각을 할 때 한 가지 사건이 떠올랐습니다. 대학시절 엄마가 유년부 부장을 맡던 시절, 여름성경캠프를 할 때였습니다. 보조교사로 나섰는데 너무 힘들었습니다. 다른 보조교사는 다 빈둥빈둥 적당히 놀고 있는데 엄마가 너무 너무 피곤했던 저에게 유년부 예배실 청소를 시켰습니다. 그래서 따졌습니다. 다른 보조교사들은 다 놀고 있고 나는 너무 피곤한데 왜 또 나만 시키냐고.

그러자 엄마가 대답하셨지요. 윤재야, 나도 너 힘든거 다 알아. 하지만 그러면 내가 누굴 시키겠니?” 그 말에 입을 부루퉁 내밀며 어쩔 수 없이 땀 삐질 삐질 흘리며 청소를 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엄마 딸이었으니까요. 엄마 입장에서는 힘든 일을 가장 시킬만한 건 본인 딸이니까요. 이 사건이 문득 떠오르며 하나님이 말씀하십니다. 윤재야, 내 마음도 이렇다. 너 힘들고, 고생해야 할 것 다 알지만 내가 누구를 시키겠니?”

저에게 이 사역을 제안 하신분도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다른 곳에는 갈 사람들 많아요. 폼 나는 사역 일수록 갈 사람 많아요. 하지만 여기는 윤재자매 아니면 올 사람이 없어요.”


하나님이 저를 폼나는 그런 자리에 부르시지 않으시네요. 낮은 자리로, 그 부르심의 자리에서 나의 삶을 드리는 것이 제가 할 일인 것 같습니다.모든 문제들, 내 주인 삼았던 것들 내려놓고 결정을 내렸을 때 비로소 평안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직 앞으로의 문제들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경제적인 부분, 사람들의 시선과 비난, 여러 가지 유혹들.... 그리고 여전히 매일 갈등합니다. 매일 마음이 흔들립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말씀하셨다면 일단 순종해야지요. 하나님이 말씀하셨다면 제 주머니 털어서라도 순종하는게 맞겠지요.

아브라함이 갈 바를 알지 못하고 하나님 말씀 한 마디에 떠났듯이

100세에 얻은 귀한 아들 바치라는 말에 그의 감정들 모두 내려놓고 정말 순종했듯이....


그리고 이 찬양을 불러봅니다. 또 넘어지고, 후회하며 가증한 입술이 될 것을 알면서도 매일 매일 모든 것 내려놓고 다시 일어서서 고백하고 싶습니다.

“내가 주인 삼은 모든 것 내려놓고 내 주 되신 주 앞에 나가

 내가 사랑했던 모든 것 내려놓고 주님만 사랑해

 주 사랑- 거친 풍랑에도 깊은 바다처럼 나를 잠잠케 해

 주 사랑- 내 영혼의 반석 그 사랑위에 서리”


조금이라도 제 마음을 전하고 싶어 주제넘게 이 꼬마가 주저리주저리 써 보았습니다.

부디 이 불효자로 인해 부모님께 근심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으로 인해 주의 평화로 덮이시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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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편지를 읽고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모릅니다. 다음날 눈뜨고 다니기 힘들만큼 울었던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 생각들이 오고갔습니다. 유학 오기 직전, 훈련 후에 사용하시겠다는 하나님의 말씀에 이 정도면 쓸만한데 멀 또 훈련 시키시려구 하냐고 반문했던 나의 모습, 뭐든지 하나님이 시키시면 할 수 있다고 말하던 도도했던 모습, 그러나 유학온 후, 그리고 결혼 후 제대로 무너지면서, 나도 모르게 끊임없이 표출되어지는 분노, 잘 풀리지 않는 학업과 영어에 의한 열등감, 결정적으로, 회복되지 않는 건강은 점점 하나님을 향해 분노하게 만들었습니다. 선한 것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나의 모습이 하나님에게 더 이상 쓸모없는 존재가 되어버린 것 같았고, 그래서 전 하나님을 향해 제대로 삐져버렸죠. 얼마나 철부지인지.....

전 정말 한없는 철부지였습니다. 집에서는 장녀이지만, 하나님앞에서는 정말 어려두 한참 어린....몸이 어리면 귀엽기라도 한데, 몸도 머리도 다 커서도 자기 생각만 하는, 철이 없어도 정말 없는 딸이였습니다.

사실, 하나님께 너무 죄송스러워서 눈물이 나오더군여. 그동안, 아버지의 맘을 헤아리기 보다 얼마나 그 속을 박박 긁었었는지..

그런데, 더더욱 눈물 나게 했던 것은 머라 한마디 안하시고 그냥 따뜻하게 안아주시며 절대 너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이였습니다. 마치, 돈을 다 탕진하고 거지꼴로 돌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잔치까지 열며 작은 아들을 맞아주었던 아버지처럼요.


하나님의 일을 하겠노라 자원하는 많은 이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이들은 자기가 생각했던 것 만큼만 일했으면 그것으로 뿌듯해하고 할 일을 마쳤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보조교사들이 그랬던 것처럼요... 감히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당신의 일꾼이 아닌, 믿음직한 딸로 살아가고 싶다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