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글과 자료

믿음의 글/자료 게시판은 이 시대의 역사적 상황 속에서 현대 기독교와 교회의 모습, 창조주 하나님과 그 분의 이름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게시판입니다. 특히 나사렛 예수가 어떻게 하나님으로 우리의 주가 되시는지 그 표적인 부활의 역사적 증거 자료와 함께 흔들릴 수 없는 부활신앙에 서도록 격려하고 북돋우는 도움의 글들을 올리고 있습니다. 교우들의 많은 은혜가 있기를 기도합니다.

Title하나님과 돈2006-05-30 01:4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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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는 어스틴 한인침례교회에 마지막으로 가는 날이라 그랬는지

감사헌금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실은 굉장히 인색한 왕소금이지만  

지금까지 이 교회에서 받은것도 너무 많고  

게다가 헌금을 아예 안낸 주도 있으면서 점심시간에 누구보다 많이 먹곤 했던 것도 걸리고 해서

마지막인데 오십불은 해야지, 싶었다

혹시라도 잘못해서 육십불이 들어갈세라 조심조심 돈을 세던 중, 그런데 갑자기 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오십불이라는 거는 그냥, "내가 신세진 곳을 떠나면서 뭐 쫌 인사나 할 때" 내는 액수였다

내가 정말로 하나님을 만나게됐다면 내가 아무리 인색하기로서니 감사표시(?)를 겨우 이것만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여전히 하나님이 계신가 안계신가 긴가민가 하는 처지지만,

오십불을 낸다는 것은, 내가 마치 고민을 하고 있는것 같았지만, 그래서 스스로도 속을 정도였지만,

실은 내가 저 마음 깊은 곳에서는, 하나님이 계시다고 전혀 믿고있지 않음을 뜻하는 것이었다

이건 "긴가민가" 가 아니라 그냥 "민가"인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그토록 고민했던 것이 다 엉터리였다는 말이 돼버리는 것인데, 그건 무엇보다 나한테 너무 억울한 일이었다

그래서, 좀 이상한 표현이지만, 말하자면 포커판에서 내가 바라는 패를 기대하며 그냥 지르는 심정 비슷한 마음으로

백달러를 넣었다 그래도 이정도면 내가 하나님이 계신가 안계신가 최소한 "긴가민가" 한 정도는 되는 거였다는 괴상한 안도감을 느꼈다

(물론, 그럼 하나님이 겨우 백달러짜리냐, 반문할 수도 있지만 여튼 뭐...)

그런데...

오후에는 한글학교 초록반 엄마들을 모시고 울집에서 쫑파티가 있었는데

쑥시럽게스리 카드와 상품권을 선물로 주셨다

이건 꼭, 촌지 바라는 선생이 기어코 촌지를 받고야 말려고 자기집에서 파티까지 벌이며 멍석을 깔아놓은 형국이 된거 같아서

창피하고 미안했는데, 더 놀랄 일은 다들 떠나신 다음에 일어났다 체면상 즉석에서 액수를 확인하지는 못하고 가신 다음에 상품권을 꺼내봤는데...

글쎄 백달러짜리였다... 그 엄청난 액수에도 놀랐지만... 아아 이건 꼭, 하나님이, "야, 은하야, 됐다, 한국 가는데 여비에 보태써라", 하고 돌려주시는 형국 아닌가...

나같은 짠순이가 백달러를 헌금했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겨우 네분의 엄마들이 무려 백달러짜리 상품권을 사셨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었고

가장 놀라운 것은 이 액수의 칼같이 맞아떨어짐이었다...  

물론 나는 또 고민을 한다 이건 하나님이 정말 계셔서 "됐다 임마, 너 써" 하고 돌려주신 건가, 아니면 또 우연의 일치를 갖고 나혼자 북치고 장구치는 것인가...

그런데... 까맣게 잊고있던 과거의 한 사건이 떠올랐다...

약 7년 전... 한국 우리동네 교회에서 바자회를 했는데 독실하신 울부모님은 수십만원어치 티켓을 사셔서는

나한테도 한뭉텡이 주셨다 그래서 이것저것 사고도 7만원어치의 티켓이 남았는데 별로 더 살것도 없고 하던 차에...

교회 돈보따리에 돈뭉치가 보이기에... 7만원어치 티켓을 집어넣고 7만원 현금을 챙겨버렸다...

이건 뭐 같은 액수의 가치니까... 라고 순진한 척 스스로에게 일렀지만, 실은 그게 말도 안되는 소리라는 것도 알고있었다...

그러나... 몇시간 안에 써버리지 않으면 휴지로 변할 7만원어치 티켓을 사랑스러운 7만원 현찰로 바꿔치기해서 즐겁게 바자회를 빠져나온 나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주차위반 7만원짜리 딱지였다... 

아아, 하나님은... 만약 정말 계시다면... 경제관념이 칼같이 투철하신 분임에 틀림없다...

하나님... 7년전 그날 정말 죄송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