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글과 자료

믿음의 글/자료 게시판은 이 시대의 역사적 상황 속에서 현대 기독교와 교회의 모습, 창조주 하나님과 그 분의 이름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게시판입니다. 특히 나사렛 예수가 어떻게 하나님으로 우리의 주가 되시는지 그 표적인 부활의 역사적 증거 자료와 함께 흔들릴 수 없는 부활신앙에 서도록 격려하고 북돋우는 도움의 글들을 올리고 있습니다. 교우들의 많은 은혜가 있기를 기도합니다.

Title하나님의 내공2006-10-22 20:07:23
Writer

안녕하세요? 올만이네요, 진서엄마입니다 ^^

여기 일리노이 카본데일은 아침저녁으로 넘 추워서 애들은 오리털 조끼를 입고

전 전기장판 안켜면 잠도 못자고 있답니다 오스틴은 아직 따뜻(?)하겠지요?

저희는 요즘 네식구가 교회에 다닌답니다

전처럼 한글학교만 싹 하고 오는것도 아니고 애들아빠까지 넷이 모두 예배를 본답니다

저도 저지만 애들아빠가 놀랍지요?

애들아빠가 교회에 갔으면 하고 바라긴 했지만 워낙에 교회를 싫어하는 사람인지라

만약 하나님이 계시고 그 하나님이 우리 애들아빠에게도 관심이 있으시다면

어떤 초식을 사용하실지 궁금했답니다 저희 남편은 정말 강적이거든요

저도 강적이었지만 저한테는 오스틴시절 "애들이 재미있게 놀수있는 목장모임 마련해주기" 초식을 사용하셔서

믿지도 않는 제가 모성에 눈멀어서는 어쩔수없이(?) 1년이나 구역예배 개근을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저희 애들아빠는 그런거에는 눈하나 깜짝 안할 사람이라

도대체 과연 어떤 어프로취를 하실까 궁금했는데!!!

 

정말 기가막힌 무공을 요즘 사용하고계십니다 하나님께서는... 

그건 바로 "맛있는 음식" 입니다

저희 남편은 한국서 살 때 수도권에 있는 맛집은 다 자기집처럼 드나들며

정말 안먹어본게 하나도 없는 사람이거든요 웬만한 건 먹어봤자 "음, 음식이군" 하는 정도지

웬만한 음식에는 눈 하나 깜짝 안하는데...

글쎄 여기 교회는 이런 저희 남편도 두손 들 정도의 맛있는 점심이 나오는 겁니다

일요일마다 맛있는 산해진미를 마련해서 교인들 먹이는 것을 필생의 기쁨으로 여기는

연세 지긋하신 교인 여사님들이 여러분 계신데 하나하나가 다 음식 인간문화재들이신 겁니다

장아찌 하나도 얼마나 기가막힌지 먹다가 숨이 안넘어가게 조심해야 합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하나님에게 전혀 일말의 관심도 없는 사람이

일요일마다 맛있는것 먹을 기대를 안고 자발적으로 교회를 나가는 것입니다

예배시간에는 내내 잠을 자면서도 점심에 대한 기대로 꼬박꼬박 나가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정말 계시다면... 정말 대단하신 내공 아닙니까? 어떻게 이사람의 약점을 이리도 정확히 알고 이런 기가막힌 초식을 사용할수가 있는 겁니까?

어떻게 이런 작은 마을에 이런 음식솜씨 보유자가 단체로 계실 수 있는 것입니까?

 

그건 그렇고, 

오늘도 일욜이라 온가족이 교회에 갔었는데

예배시간에 헌금을 내려고 착 수표책을 꺼냈는데...

볼펜이 없지 뭐에요 엥... 

게다가 여긴 좁혀앉으면 오스틴교회 성가대석에 다 앉을수 있을 정도로 교인이 적어서

옆사람에게 빌릴래도 가장 가까운 옆사람도 저어 멀리멀리 떨어져있고

 

요새 일가족이 다 나와 점심때마다 포식하고 가는게 미안하고 좀 눈치도 보이는듯 해서

20달러쯤 하려고 했는데 음... 할수없지 그럼 얼마 안되지만 있는 캐쉬를 다 긁어서...

하면서 남편 지갑을 열어보니 10달러가 있어서 그걸 봉투에 넣으려는데

그걸 꺼내니 그 뒤에 20달러짜리가 수줍게 얼굴을 내미는 겁니다

여기서 한참 갈등을 했습니다

평소에도 캐쉬가 없을 땐 수표로 10달러씩 냈거든요

그런데 하필이면 이례적으로 20달러 씩이나 헌금을 하려는데 이런거야말로 수표로 써내야지

캐쉬로 내면... 뭐랄까 좀 아깝잖아요 모처럼 20달러나 하는데 목사님에게도 좀 알리고싶고 그렇잖아요

남편이 돈을 벌던 옛날시절도 아니고 쥐방울만한 저 한명 스타이펜드에 넷이 얹혀있는 빠듯한 살림인데

언제나 쉽게 20달러씩 할수있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10달러 낼때는 자랑도 아닌데 수표로 하다가 처음으로 20달러를 하는데 캐쉬로 하면

이걸 저희가 낸건지 아닌지 목사님은 아실 길도 없고

그냥 저집은 평생 기껏 10달러나 하고 돼지같이 많이먹고 가는 집이다, 하실거고

그래서 갈등되더라구요 그래서 에이, 오늘은 뭐 그냥 캐쉬로 10달러 하고

담주엔 꼭 볼펜도 가져와서 수표로 20달러 해야지 하고는 헌금봉투를 접는데

아 하필이면 봉투에, 정확한 워딩은 기억 안나지만

"원래 니 맘에 정했던대로 내라" 는 뜻의 고린도 무슨 구절이 적혀있는 겁니다 흑흑

그래서 할수없이 10달러를 꺼내고 20달러를 집어넣었습니다

우리 부부가 무엇에 약한지 미리 다 아시고 적절한 초식을 사용하시는 하나님때문에

정말 미치겠습니다 식욕이 강한 인간에게는 식욕으로 승부하시고

유치한 인간에게는 유치함으로 승부하시는... 정말 엄청난 내공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