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화요일 수업에 교수님이 사정상 휴강을 하셔야 해서 부득이 학생들에게 Franklin Roosevelt 다큐멘타리를 보여주기로 되어 있었다.
senior TA인 나는 월요일 저녁에 비디오를 상영하는데 문제가 없도록 미리 교실에 가서 비디오를 틀어보고 시험작동을 해 보았다. 문제없이 잘 보여지던 비디오가 약 10분쯤 후 지지직 소리가 나면서 정지해 버리는 것이 아닌가? 비디오가 그 안에 박혀서 나오지 않을 뿐 아니라 소리로 보아 테입이 끊긴 것 같아 보였다.
비디오 테입을 나한테 맡기시고는 연락이 닿지 않는 교수님, 다음 날 다큐멘타리를 보여주기로 되어 있는 370 명의 학생들을 생각하니 눈 앞이 캄캄했다.
잘해보려다 완전히 망한 것이다.
소경에게 예수님은 “너희는 내가 이 일을 행할 줄 믿느냐”라고 먼저 물어보신다.
소경들의 믿음이나 그들의 고백이 과연 예수님에게는 왜 필요했을까?
아니 정말 필요하시기는 했던 것일까?
그들의 믿음의 고백이 없었다면 예수님은 그들의 눈을 뜨게 할 능력을 보여주실 수 없었을까?
우리를 지으신 창조주 하나님의 아들이 왜 그토록 우리의 믿음을 확인해 보시기 원하시고, 우리의 믿음을 귀하게 여기셨을까 궁금하다.
만일 소경들이“글쎄요, 사실 저희가 눈이 떠지리라 100퍼센트 확신하는 것은 아니구요, 당신이 고쳐주시면 좋긴 할텐데요.”라고 예수님께 말씀드렸다면, 예수님은“이 믿음이 적은 자들아, 믿음을 더 키워서 다음에 다시 오거라”라고 하셨을까?
웬지 그러셨을 것 같지 않고, 그래도 긍휼히 여겨 눈을 뜨게 해 주시되 믿음이 자라기를, 죄를 짓지 않기를 명령하셨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믿음이란 무엇인지 다시 돌아보게 된다. 소경들은 절실했다. 예수님이 마지막 소망이었는지 모른다. 소문을 듣고 나아왔지만, 예수님께 매달렸다.예수님은 그 마음을 보신 것이 아닐까?
그 마음을 예수님은 저들이 주님에 대한 믿음으로 고백하도록 질문하신 것이 아닐까?
비디오가 망가지고 아무 대책이 생각나지 않을 때 나는 절실했다. 도무지 내가 잘못한 것도 없는 상황에서 이 사태를 여전히 내 책임하에 무마해야 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물론 학생들에게 사정얘기를 하고 휴강하고 돌려보낼 수도 있었겠지만, 성격상 그렇게 하기가 너무 싫었다. 물론 소경들처럼 절실하지야 않았겠지만, 다른 대책을 찾아 헤맬 때 내 마음도 무척 절실했던 것 같다.
그런데, 그 때 예수님이 생각났고 기도하게 되었다. 이 사태를 해결해 달라고…
결국 도서관에도 없고, Barnes & Noble에도 없던 다큐멘타리가 Borders bookshop에 딱 한 개 남아 있었는데, 원래 보여주기로 했던 것과 똑같은 내용으로, 그것도 화질 좋은 DVD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절실했던 내 마음에 예수님이 물어보셨던 것 같다.
“내가 능히 이 일 할 줄을 믿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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