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
예수님의 병 고치시는 능력과 억눌린 자들을 사랑하시는 모습을 보고 감명받아서 결단하여서 오늘 어떤 제자가 예수님을 따라 가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사람에게는 부친을 장사해야 하는 일이 있었고 "그 일만 마치면" 예수님 따라 가겠다고 주님께 말씀드립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단호히 말씀하시네요. "죽은 자들로 저희 죽은 자를 장사하게 하고 너는 나를 좇으라."
그 제자에게, 아니 어느 누구에게도 부친을 장사해야 하는 일은 참으로 중요할 뿐 아니라 마땅히 해야 할 일로 여겨졌을 겁니다. 병을 고치시고 귀신을 쫓는 예수님의 사역들과 부친을 장사하는 일은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일이라는 점에서 그리 서로 어긋나는 일이 아니리라 그 사람은, 사람들은 생각했을 법 합니다. 그 사람이 예수님 앞에 나와서 부친을 장사지내고 그 다음에는 예수님을 따르겠다고 했을 때, 그 사람은 예수님의 허락뿐 아니라 오히려 칭찬까지 기대했을지도 모릅니다.
전도대지 넷째 페이지엔가 세상의 모든 것에는 생명이 없어서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 받은 우리의 마음을 채울 수 없다라고 나오는 것이 기억납니다. 죽은 자가 죽은 자를 장사한다는 일이 사실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일인지 그림을 그려 봅니다. 똑같이 죽어 있는 사람인데 마땅히 해야 할 일, 중요한 일이라고 여기며 죽어 있는 자를 장사하러, 시간을 쓰고, 마음을 쓰고, 또 죽은 사람을 잘 장사했는지 그 기준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을 평가합니다.
세상에 아직 예수님을 만나지 못해서, 죄사함 받지 못해서, 그래서 영적으로 죽어있는 모든 사람들의 모습에 저는 별달리 민감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 나름대로 도덕이 있고, 가치체계가 있는 곳이지만 아직 예수님의 사랑을 알지 못하는 곳 정도로만 생각해 왔었는지도 모릅니다.
죽은 자가 죽은 자를 장사하는, 참으로 참담하고 어리석고, 의미없는 곳을 이제는 주님의 눈으로 깨어서 바라보길 기도합니다. 그토록 어리석고 다른 마음을 가진 이 세상이지만, 이 세상을 이토록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신 하나님의 사랑이 참 놀랍기만 합니다.
서 정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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